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날아가자

풍화 된다는 것은 새 것을 먼 과거로 보내는 일이다. 그것은 누군가에 의해 관리한다는 명목 하에 끝 없이 광내어지고, 재단되는 시달림의 세월은 아니다. 풍화의 시간은 고독을 쟁취하여 홀로 변화해 가는 과정이며, 그 동반자는 자연적인 것들 뿐이다.

 

풍화된 것은 방치됨으로써 아무도 목격하지 못하는 동안 완성되며, 과거는 일종의 미스테리나 추측 속에 남겨진다.
그림 속의 날개를 단 존재는 이륙하려는 순간인 것처럼 보인다. 그러나 왜 멈추어 선 것인지, 혹은 아직도 강풍에 맞서 활주 중인지, 그리고 도대체 누구였는지 알 수 없다. 확실 한 것은 지금 날고 있진 않다는 것이다.
고독의 안락한 느낌과 더불어, 내가 저렇게 되진 않을지 두렵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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